오늘은 간만에 휴가.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 주고, 또 데리고 오기로 아이와 약속했다. 엄마랑 있으면 어린이집 가기 싫다고 아침마다 실랑이라던데, 때론 아빠가 데리고 가면 어린이집 가는 것을 의외로 좋아라 하는 것 같다. 나중에 만나, 인사하며 씩씩하게 어린이집으로...
그렇게 오후에 아이를 다시 만나 아파트 내 연못가에서 다른 친구들을 기다렸다. 하나둘씩 친구들이 엄마랑 함께 나타나자 나는 아이와 엄마에게 그간 안부를 묻기도 하고 그랬는데...
그중에서 A는 약간 뭐랄까. 부모의 불안이 아이에게 전염된 그런 케이스랄까. 뭔가 속시원하게 뭘 하지 못하는 느낌을 종종 받게 된다. 어린 아이면 아이답게 말하고 행동하는 게 자연스러운데 A는 대체로 어린아이답지만 때론 뭔가 문제가 있어 보이기도 한다. 부모가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 것도 곁에서 지켜보는 나로선 영 마뜩찮다.
어린이집에서 빅파이를 나눠 주었나 보더라. JY는 일찌감치 먹고 없었는데, A는 가방 속에서 그게 나왔고, 그제서야 먹는단다. 그런데 먹는 속도가... 찔끔찔끔. 손에 쥐고 먹는둥마는둥이다. 그러다가 JY가 툭 치는 바람에 그게 땅에 떨어졌다. 당연히 A는 먹을 수 없게 된 과자를 보고 울음을 터뜨렸고, JY 역시 약간은 당황한 눈치. A는 엄마 품에서 울고, JY는 내품에서 혼자서 뭐라 중얼중얼. 나로서는 '네 잘못이 아니야. 실수였지. 그래도 A에게 미안해라고 해 주자'고 그랬는데 영 내키지가 않는 모습이다. 눈에 약간 눈물도 맺힌...
그러다가 또 다른 아이의 엄마가 두 녀석을 달래려고 과자를 나눠줬는데, JY는 그 과자를 손수 뜯고는 뭐라뭐라 그러더니 이내 억울한 울음을 터뜨렸다. 오히려 울고 있던 A가 머쓱해질 정도로.
JY는 뭔가 대단히 억울했거나, 그 상황에서 자신을 먼저 달래주지 않은, 아니 상대A에게 미안해라고 말하라고 한 아빠의 태도가 섭섭했나? 정확한 이유를 잘 모르겠다. 하여간 A는 엄마랑 곧 사라졌고, 한동안 JY는 내게 삐진 상태였다. 뭐 그 시간이 그리 길진 않았고 '줄넘기' 줄 갖고 잘 놀긴 했다. 저녁도 잘 먹고, 목욕도 하고, 잠자리에 누워 책도 읽고 이야기하고...
그런데 목욕하는 동안, JY가 그랬다. "아까 울었던 거 비밀이야. 아무한테도 이야기하면 안돼"라고... 그래서 나는 "그래 알았어. 하지만 아깐 네가 잘못한 게 아니야. 오히려 A가 과자를 너무 오래 손에 쥐고 있어서 언제든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었단 걸 아빠도 잘 알아."라고 이야기해줬다.
그랬더니 이 녀석이, "비밀이라니깐, 왜 나한테 이야기하는 거야?"라는 것이다. "아, '비밀'은 JY, 너한테도 이야기하면 안되는거야?"그랬더니 그렇단다. 결국 앞으로 이야기하지 말아달라는 부탁이었던 것.
햐, 이 녀석도 주변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이렇게 삭히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내가 그런 편이라서 그런가) 그냥 툭 터놓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하면 좋을 것 같기도 한데...
2018/11/28
2018/11/05
(11/3) 불만이다.
지난 주말, 아내가 대학친구들과 친목 계모임을 다녀왔다. 꾸준히 해 오던 모임이긴 한데 이번엔 1박2일이란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그리고 그 이후로도 아내는 그렇게 '놀러갔다'. 그런데 매번 나는 불만이다. 나는 여태껏 그렇게 놀아본 적이 없거든.
그렇게 놀다 오면, 피곤하단다. 그럼 나는? 사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다. 하지만 오롯이 혼자서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놀다 온 사람이 돌아오면 '수고했지?'하면서 휴식의 시간을 줄 법도 한데... 아내는 그런 적이 없다. 물론 들어와서 '수고했겠네' 라고 말은 한다. 그 뿐이다.
그렇게 놀다 오면, 피곤하단다. 그럼 나는? 사실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즐겁다. 하지만 오롯이 혼자서 아이와 지내는 시간이 힘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 놀다 온 사람이 돌아오면 '수고했지?'하면서 휴식의 시간을 줄 법도 한데... 아내는 그런 적이 없다. 물론 들어와서 '수고했겠네' 라고 말은 한다. 그 뿐이다.
2018/09/27
장면 하나!
이번 추석연휴에 처가를 다녀왔다.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김해에 들러 왕할머니를 태우고, 창녕 처가로 간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처남 식구들도 함께해서 처가에는 오랫만에 한 자리에 모인 가족들로 시끌벅적했다(?).
인상적인 장면 하나! 추석 다음날 점심 먹으로 인근 식당에 갔다. 우리 일행은 모두 아홉이었다. 장인장모 둘, 우리 가족 셋, 처남 가족 셋에 왕할머니까지. 그렇게 식당 방 하나에 자리를 잡았다.
나와 처남댁은 문앞에 앉아 아이에게 밥을 먹였다. 처남과 아내는 '뭐 맛있는 걸 먹을까?' 메뉴를 정했다. 어째 그 집안은 가족이 모였는데, 아이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인가? 처남은 이제 갓 걷기 시작한 아이의 기저귀 한 번 갈아본 적이 없다. 아내는 아이가 한 번 안아달래도 안아주지 않는다. 팔에 근육이 없어서... 힘들단다.
하여간 같은 핏줄을 나눠가진 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맛난 걸 먹는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나(사위)와 처남댁(며느리)는 자기 밥보다 아이 밥 먼저 챙기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 중에서 그나마 눈치가 있는 분들은 장모와 왕할머니(장모님의 어머니)뿐이었다. 장모는 서둘러 밥을 먹인 처남댁 아기를 들춰메고 밖으로 나갔고, 왕할머니는 계속해서 아빠(나)인 나더러 밥으라고 성화였다. 할 수 없이 아이가 엄마(아내)한테로 가고 나서야 잔소리가 잦아들었다.
나중에 왕할머니가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들려준 이야기, 할머니 당신 친구분의 아들도, 아이가 아빠만 찾느라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고, 엄마인 며느리는 음식을 먹기만 하는 모습을 봤는데 시어머니 입장에서 자기 아들이 그러는 모습을 보니 속이 뒤집히더란 이야기였다. 어째보면 핏줄인 손녀인데도, 왕할머니는 '아들 가진 시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장인을 비롯한 그 집안의 아들 딸들은 어째서인지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능력이 대단히 떨어지는 듯 하다. 그런 점에서 저들은 '한 가족'이 맞다 싶기도.
인상적인 장면 하나! 추석 다음날 점심 먹으로 인근 식당에 갔다. 우리 일행은 모두 아홉이었다. 장인장모 둘, 우리 가족 셋, 처남 가족 셋에 왕할머니까지. 그렇게 식당 방 하나에 자리를 잡았다.
나와 처남댁은 문앞에 앉아 아이에게 밥을 먹였다. 처남과 아내는 '뭐 맛있는 걸 먹을까?' 메뉴를 정했다. 어째 그 집안은 가족이 모였는데, 아이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 것인가? 처남은 이제 갓 걷기 시작한 아이의 기저귀 한 번 갈아본 적이 없다. 아내는 아이가 한 번 안아달래도 안아주지 않는다. 팔에 근육이 없어서... 힘들단다.
하여간 같은 핏줄을 나눠가진 이들은 한 자리에 모여 맛난 걸 먹는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나(사위)와 처남댁(며느리)는 자기 밥보다 아이 밥 먼저 챙기는 장면이 펼쳐졌다. 이 중에서 그나마 눈치가 있는 분들은 장모와 왕할머니(장모님의 어머니)뿐이었다. 장모는 서둘러 밥을 먹인 처남댁 아기를 들춰메고 밖으로 나갔고, 왕할머니는 계속해서 아빠(나)인 나더러 밥으라고 성화였다. 할 수 없이 아이가 엄마(아내)한테로 가고 나서야 잔소리가 잦아들었다.
나중에 왕할머니가 돌아오는 길에 차에서 들려준 이야기, 할머니 당신 친구분의 아들도, 아이가 아빠만 찾느라 제대로 밥을 먹지 못하고, 엄마인 며느리는 음식을 먹기만 하는 모습을 봤는데 시어머니 입장에서 자기 아들이 그러는 모습을 보니 속이 뒤집히더란 이야기였다. 어째보면 핏줄인 손녀인데도, 왕할머니는 '아들 가진 시어머니' 입장에서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장인을 비롯한 그 집안의 아들 딸들은 어째서인지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 능력이 대단히 떨어지는 듯 하다. 그런 점에서 저들은 '한 가족'이 맞다 싶기도.
2018/07/04
밑도 끝도 없는 가게
과연 이 상점의 카테고리를 무엇이라 해야 할까?
뜨거움과 차가움이 공존하는...
나는 어릴 적에 연탄 파는 곳에서 얼음을 파는 게 참 이상했다.
하나는 뜨거운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가운 것인데,
이 두 가지를 한곳에서 판매하니깐 말이다.
2010년 전북 군산에서...
2018/07/02
[오타찾기] 일상생활 속 작은 발견들
일상생활 속에서 무심결에 지나치는 수많은 것들 중에... 꼭 있다! 오타! ㅋㅋ
위의 표지판은 옛 해운대역 바로 앞에 들어선 레지던스 호텔 '시타딘 해운대 부산'을 가리킨다.
그런데 뭔가 좀 이상하다.
Citadines HAUNDAE BUSAN
어? e가 없네~
이러면 '해운대'가 아니라 '하운대'인 걸...ㅠㅠ
이번 건... 좀 어렵다. 원본 사진을 꼼꼼히 들여다 봐야 오타(?)를 찾을 수 있다.
과연 뭐가 이상한 걸까?
아무리봐도 표지판의 왼쪽 '창녕' 아래 영어 철자가 이상하다.
[오타찾기] 연속성 - 영속성
사실 이건 딱히 '오타'라고 보기 어려울 수도 있는 문제다.
일단 2018년 6월 28일(목)자 <부산일보> 인터뷰 기사.
기사 본문 중 두 번째 문단,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이 별다른 갈등 없이 이뤄지면서 업무의 영속성이 가능했졌고...(이하 생략)"라는 부분이 눈에 띈다. '업무의 영속성'이라...
다음( daum) 국어사전을 찾아보면,
영속성 [永續性] [명사] 오래 계속되는 성질
이라고 되어 있다. 길 영(永)이라는 한자어는 영원(永遠), 영구(永久) 등등의 단어에 쓰이는 글자라 아무래도 뭔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길다는 의미를 지닌 단어라는 느낌이다.
만약 저 부분에 '영속성' 대신에 '연속성(連續性)'을 쓰면 어떨까? 단순히 길다는 뜻이 아니라 이어진다(連) 뜻이 더 강하다. 문맥상 후반기 의장 선거 과정을 예로 들면서 전반기와 후반기의 업무가 갈등없이 무난하게 이어졌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래도 '연속성'을 쓰는 편이 더 적확한 표현이 아닐까 싶다.
2018/06/22
[방송읽기<저널리즘 토크쇼 J>
KBS에서 새로이 시작한 <저널리즘 토크쇼 J>라는 프로그램을 봤다. 본방송은 지난 2018년 6월 17일(일) 밤 10시 30분부터 11시 20분까지 KBS1 채널을 통해 방송했다고 한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작진은 도대체 왜 이 프로그램을 만든 것인지 나로선 알 수 없었다. 제목에 '저널리즘'이 들어있고, 출연진들이 방문진 이사, 언론인, 팟캐스트 진행자들로 구성되었지만 아무래도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제작진의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아니면 의욕은 있으나 제대로 만들 능력이 딸린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일단 프로그램 제목부터.
제목을 접하는 순간 든 생각은 '도대체 이 프로그램의 정체는 뭘까?'였다. '저널리즘'은 뭐고, '토크쇼'는 뭐고, 'J'는 또 뭐지? 내 머릿 속엔 물음표 세 개가 연이어 생겨났다. 내 생각을 정리하자면, '저널리즘'은 이 프로그램의 주제(theme)다. '토크쇼'는 장르(genre)다. 'J'는 주제이기도 한 저널리즘(Journalism), 저널리스트(Journalist), 정의(Justice)의 앞 글자이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을 꿰뚫는 핵심 열쇳말(keyword)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간단히 '저널리즘'을 주제로 '언론' 전반 또는 -언론이 추구해야 할- 우리 사회의 '정의(justice)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나 언론인 등의 패널이나 게스트들이 한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해 보는 토크쇼가 바로 <저널리즘 토크쇼J>의 제목에 담긴 기획의도이자 프로그램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방송 중 패널(최욱 팟캐스트 진행자)의 지적도 있었지만, 무슨 프로그램 제목이 암호문 같다. 단어를 쪼개고 머리를 써서 풀어야 그 의미가 이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니까. 제작진 중 그 누구도 제목만 딱 들었을 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 제목을 만들자고 한 사람이 없었을까? 공영방송 KBS가 새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제목이 처음부터 끝까지 외국어(영어)라니. 참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에서는 제목이 들어 있는 저 '저널리즘'을 기존 언론 미디어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등 우리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모든 것(방식, 행태)을 포함한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그렇게 모든 게 저널리즘이라면 어떤 것도 저널리즘이 아닌 셈이 아닐까?
그렇다면 첫 방송은 이러한 기획의도에 얼마나 부합했을까? 내 생각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능력 부족이거나 고민 부족이거나 무엇이 되었든 이 프로그램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담긴 내용도 모두 수준 이하였다. 비록 첫 방송이지만 계속 방송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전파 낭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더 심하게 말하자면, 이 프로그램은 스스로 자신(들)이 기레기임을 증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진행을 이끌어 가는 진행자(MC), 정세진 아나운서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비록 첫 방송이긴 했지만 진행하는 중 부적절하다 여겨지는 발언, 상황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발언 등이 너무 많았다. 가령, 패널들을 소개하면서 "어렵게 J의 문(門)을 통과한 패널분들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이지? 패널들이 선발된 것도 아닌데 "어렵게" 통과했다니... 듣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다음으로 '기레기'라는 화제(topic)에 대해 정세진 아나운서는 자신이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임을 밝히며 '기레기'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기도 했고, 국립국어원에 문의도 해봤단다. 당연히 신조어인 '기레기'는 기존의 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다. 무엇보다 '기자+쓰레기'의 줄임말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한국어'의 문제가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국립국어원 등의 발언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아니 아무데도 쓸 데가 없는 소리였을 뿐이다. 패널(최욱 팟캐스트 진행자) 또한 이를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정세진 아나운서가 스스로 '한국어연구부장'임을 자랑스러워 한다면, '기레기'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본 이야기를 늘어놓을 게 아니라 오히려 왜 이 프로그램 제목이 온통 외국어인지에 대해 제작진의 한 사람으로서 해명하고, 나아가 반성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KBS대표 아나운서로서 '한국어연구부장'까지 맡고 있는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제목이 영어라니. 행여나 '나는 진행만 하지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나 작가는 아니잖아요?'라고 대꾸하지 않을까?
정세진 아나운서의 '헛발질'은 프로그램 내내 계속되었다. 하나하나 지적하기엔 너무 많다. "공영방송의 위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지금 그냥 쭉 가야할 것 같은데...(웃음) 본론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는 발언은 그냥 애교쯤으로 봐줘야 할 정도로 말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진행은 메인MC 1명에 다수의 패널들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메인MC인 정세진 아나운서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엔 패널들이다. 패널들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패널 구성에 문제가 있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 안톤 숄츠 독일 언론인, 최욱 팟캐스트 진행자, 정준희 중앙대 교수 등 4명의 패널인데, 애초에 제작들이 패널 구성에 큰 고민이 없이 구색 갖추기식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일단 미디어 관련 교수 한명은 있어야 할테고, 반대로 미디어 비 전문가지만 높은 학식과 사회적 평판을 지닌 인물 하나(최강욱 방문진 이사), 그리고 외국 사례를 들려 줄 수 있는 외국인 한 명(안톤 숄츠 독일 언론인), 마지막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소소한 재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인물(최욱 팟캐스트 진행자)까지라고 얼핏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디어 전문가라는 교수는 시종 '규범적인 내용을 당위적으로 설명'하기만 하고, 외국인 출연자는 선진국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시간이 없었으며, 미디어 비전문가로서 사회 엘리트 또는 오피니언리더의 입장에서 말해야 할 사람은 현재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로 이래저래 언론 미디어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자 정치색이 뒤섞인 발언들을 마구 쏟아냈다. 반면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만 들려주기를 기대했던 인물이 정작 가장 묵직한 힘이 있는 지적과 비판을 쏟아낸 건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꼴이랄까. 비주류로 치부되는 팟캐스트 진행자가 주류를 압도하는 모습에 이게 바로 지금-여기 공영방송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는 패널들 외에 게스트들이 출연한다. 첫회에서는 취재기자 2명과 강효상 국회의원이 출연했다. 무슨 토크쇼 하나 만드는데 보도국 인력인 취재기자랑 취재카메라까지 투입하다니. 시사교양과 보도국 간 콜라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제작 효율성이 극히 떨어지는 제작 방식이다. 게다가 강효상 국회의원을 불러다가는 제대로 갈구지도 못하고, 제대로 해명을 들어보는 것도 아니고 왜 불렀나 싶을 정도의 허술한 '토크'만 오갔을 뿐이다. 제발 제대로 만들 능력이나 생각이 없으면 그냥 하지마라...
처음에는 현재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를 짚어볼 듯 시작하더니 <조선일보>, <동아일보>, <채널A>, 등 KBS가 아닌 타 언론사의 문제만을 지적하는 것도 볼썽사나웠다. 소위 보수 미디어, 종편 채널의 문제가 어디 어제오늘의 일인가. 보는 내내 남의 허물을 신이 나게 까발리기 보다는 '제발 당신들이나 좀 잘 하세요~'라는 말이 목 끝까지 치밀어 오르더라는.
첫 방송을 보고 난 후, 과연 이 프로그램이 계속된다고 해도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같지 않더라.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이 프로그램은 그냥 공영방송 프로그램으로서 번지르르하게 허울 좋은 소리만 일방적으로 떠들어 댈 게 뻔하다. 고양이는 스스로 자신의 목에 방울을 달지 않는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제작진은 도대체 왜 이 프로그램을 만든 것인지 나로선 알 수 없었다. 제목에 '저널리즘'이 들어있고, 출연진들이 방문진 이사, 언론인, 팟캐스트 진행자들로 구성되었지만 아무래도구체적으로 무슨 내용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한 제작진의 진지한 고민이 없었던 것 같다. 그렇지 아니면 의욕은 있으나 제대로 만들 능력이 딸린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자,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까? 일단 프로그램 제목부터.
저널리즘 토크쇼J(제이)
제목을 접하는 순간 든 생각은 '도대체 이 프로그램의 정체는 뭘까?'였다. '저널리즘'은 뭐고, '토크쇼'는 뭐고, 'J'는 또 뭐지? 내 머릿 속엔 물음표 세 개가 연이어 생겨났다. 내 생각을 정리하자면, '저널리즘'은 이 프로그램의 주제(theme)다. '토크쇼'는 장르(genre)다. 'J'는 주제이기도 한 저널리즘(Journalism), 저널리스트(Journalist), 정의(Justice)의 앞 글자이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을 꿰뚫는 핵심 열쇳말(keyword)이라고 이해하기로 했다.
간단히 '저널리즘'을 주제로 '언론' 전반 또는 -언론이 추구해야 할- 우리 사회의 '정의(justice)의 문제에 대해 전문가나 언론인 등의 패널이나 게스트들이 한 자리에서 함께 이야기해 보는 토크쇼가 바로 <저널리즘 토크쇼J>의 제목에 담긴 기획의도이자 프로그램 정체성이라고 생각한다.
방송 중 패널(최욱 팟캐스트 진행자)의 지적도 있었지만, 무슨 프로그램 제목이 암호문 같다. 단어를 쪼개고 머리를 써서 풀어야 그 의미가 이런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니까. 제작진 중 그 누구도 제목만 딱 들었을 때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그런 프로그램 제목을 만들자고 한 사람이 없었을까? 공영방송 KBS가 새 마음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프로그램의 제목이 처음부터 끝까지 외국어(영어)라니. 참 부끄러워해야 할 일이다.
게다가 프로그램에서는 제목이 들어 있는 저 '저널리즘'을 기존 언론 미디어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등 우리가 미디어를 이용하는 모든 것(방식, 행태)을 포함한다는 식으로 설명했다. 그렇게 모든 게 저널리즘이라면 어떤 것도 저널리즘이 아닌 셈이 아닐까?
그렇다면 첫 방송은 이러한 기획의도에 얼마나 부합했을까? 내 생각엔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능력 부족이거나 고민 부족이거나 무엇이 되었든 이 프로그램은 나아가야 할 방향도, 담긴 내용도 모두 수준 이하였다. 비록 첫 방송이지만 계속 방송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전파 낭비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모든 게 엉망진창이었다. 더 심하게 말하자면, 이 프로그램은 스스로 자신(들)이 기레기임을 증명하는 프로그램이다.
무엇보다 프로그램 진행을 이끌어 가는 진행자(MC), 정세진 아나운서의 문제가 가장 심각하다. 비록 첫 방송이긴 했지만 진행하는 중 부적절하다 여겨지는 발언, 상황이나 이치에 맞지 않는 발언 등이 너무 많았다. 가령, 패널들을 소개하면서 "어렵게 J의 문(門)을 통과한 패널분들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게 무슨 말이지? 패널들이 선발된 것도 아닌데 "어렵게" 통과했다니... 듣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다음으로 '기레기'라는 화제(topic)에 대해 정세진 아나운서는 자신이 '아나운서실 한국어연구부장'임을 밝히며 '기레기'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보기도 했고, 국립국어원에 문의도 해봤단다. 당연히 신조어인 '기레기'는 기존의 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다. 무엇보다 '기자+쓰레기'의 줄임말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그리고 그건 '한국어'의 문제가 아니다. 표준국어대사전이나 국립국어원 등의 발언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아니 아무데도 쓸 데가 없는 소리였을 뿐이다. 패널(최욱 팟캐스트 진행자) 또한 이를 놓치지 않고 지적했다.
정세진 아나운서가 스스로 '한국어연구부장'임을 자랑스러워 한다면, '기레기'란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본 이야기를 늘어놓을 게 아니라 오히려 왜 이 프로그램 제목이 온통 외국어인지에 대해 제작진의 한 사람으로서 해명하고, 나아가 반성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KBS대표 아나운서로서 '한국어연구부장'까지 맡고 있는 사람이 진행하는 프로그램 제목이 영어라니. 행여나 '나는 진행만 하지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나 작가는 아니잖아요?'라고 대꾸하지 않을까?
정세진 아나운서의 '헛발질'은 프로그램 내내 계속되었다. 하나하나 지적하기엔 너무 많다. "공영방송의 위기,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 지금 그냥 쭉 가야할 것 같은데...(웃음) 본론으로 넘어가 보겠습니다."는 발언은 그냥 애교쯤으로 봐줘야 할 정도로 말이다.
저널리즘 토크쇼 J의 진행은 메인MC 1명에 다수의 패널들로 구성되어 있다. 앞서 메인MC인 정세진 아나운서의 문제를 지적했다. 이번엔 패널들이다. 패널들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 보다 패널 구성에 문제가 있다. 최강욱 방문진 이사, 안톤 숄츠 독일 언론인, 최욱 팟캐스트 진행자, 정준희 중앙대 교수 등 4명의 패널인데, 애초에 제작들이 패널 구성에 큰 고민이 없이 구색 갖추기식이었던 게 아닐까 싶다.
일단 미디어 관련 교수 한명은 있어야 할테고, 반대로 미디어 비 전문가지만 높은 학식과 사회적 평판을 지닌 인물 하나(최강욱 방문진 이사), 그리고 외국 사례를 들려 줄 수 있는 외국인 한 명(안톤 숄츠 독일 언론인), 마지막으로 자칫 무거워질 수 있는 프로그램에 소소한 재미를 부여해 줄 수 있는 인물(최욱 팟캐스트 진행자)까지라고 얼핏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미디어 전문가라는 교수는 시종 '규범적인 내용을 당위적으로 설명'하기만 하고, 외국인 출연자는 선진국 사례를 구체적으로 소개할 시간이 없었으며, 미디어 비전문가로서 사회 엘리트 또는 오피니언리더의 입장에서 말해야 할 사람은 현재 MBC 대주주인 방문진 이사로 이래저래 언론 미디어와 관련이 있는 인물이자 정치색이 뒤섞인 발언들을 마구 쏟아냈다. 반면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만 들려주기를 기대했던 인물이 정작 가장 묵직한 힘이 있는 지적과 비판을 쏟아낸 건 소 뒷걸음치다 쥐잡은 꼴이랄까. 비주류로 치부되는 팟캐스트 진행자가 주류를 압도하는 모습에 이게 바로 지금-여기 공영방송의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 같았다.
<저널리즘 토크쇼 J>에는 패널들 외에 게스트들이 출연한다. 첫회에서는 취재기자 2명과 강효상 국회의원이 출연했다. 무슨 토크쇼 하나 만드는데 보도국 인력인 취재기자랑 취재카메라까지 투입하다니. 시사교양과 보도국 간 콜라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제작 효율성이 극히 떨어지는 제작 방식이다. 게다가 강효상 국회의원을 불러다가는 제대로 갈구지도 못하고, 제대로 해명을 들어보는 것도 아니고 왜 불렀나 싶을 정도의 허술한 '토크'만 오갔을 뿐이다. 제발 제대로 만들 능력이나 생각이 없으면 그냥 하지마라...
처음에는 현재 '한국 저널리즘'의 문제를 짚어볼 듯 시작하더니 <조선일보>, <동아일보>, <채널A>,
첫 방송을 보고 난 후, 과연 이 프로그램이 계속된다고 해도 우리나라 언론의 문제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같지 않더라. 개는 짖어도 기차는 가듯이 이 프로그램은 그냥 공영방송 프로그램으로서 번지르르하게 허울 좋은 소리만 일방적으로 떠들어 댈 게 뻔하다. 고양이는 스스로 자신의 목에 방울을 달지 않는다.
2018/04/23
내가 젤 잘 나가
지난 토요일(21일), 정말 몇년만에 극장에 가서 영화를 봤다. 그동안 아이 낳고 키우느라 제대로 시간을 내지 못했는데, 이번에 큰 맘 먹고 친구와 심야영화를 보러 갔다.
<레디 플레이어 원>... 기대는 컸으나, 영화 자체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는데, 생각만 많아졌다.
토요일, 아침에 지율이가 잠에서 깨서 잠시 놀다 청소를 하고, 점심을 먹은 후, 낮잠을 재우러 나왔다. 차 안에서 지율이는 거의 40분 정도 잤다. 한 시간 이상 낮잠을 자는 편인데, 이날은 조금 빨리 깼다. 하지만 깊이, 잘 잔 모양인지 깨서도 울지 않고 바로 놀이터로 가서 놀았다.
미리 챙겨온 공룡 로봇(다이노코어)를 덤프트럭 가방에서 꺼내놓고 한참 놀았다. 무더운 날씨에 잠바도 벗고 가볍게... 오후 4시에 이발 예약이 있어서 집사람과 같이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에서도 크게 보채지 않고 잘 놀았다.
미용실로 찾아온 이맹이랑 고등어 구이로 저녁을 먹고, 아내와 지율이는 집으로, 나와 이맹은 극장으로 갔다. 영화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일렉트로마트에서 한참을 놀았다. 카메라, 드론,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제품 등등을 둘러봤다.
시간이 되어 극장에 가서 예매한 표를 찾고, 팝콘과 콜라를 산 후 영화관람. CGV 스타리움관에서 보는데 의외로 관객이 없더라는...
일요일은... 전날 심야영화를 보고 새벽 2시에 들어와 잤다. 늦잠을 자고 싶었으나 9시 전에 지율이가 깨워서 또 같이 놀았다. 어영부영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먹인 다음 낮잠을 재웠다. 1시 20분 정도에 잠이 들었는데, 정확히 2시 20-30분 정도에 지율이가 일어났다.
아내, 지율이와 함께 한샘 몰에 가서 몇 가지를 구입...다시 이맹을 만나 달맞이에 있는 피자집으로 슝~ 피곤해 하는 이맹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복귀, 목욕을 시킨 후 엄마더러 재우라고 한 다음에 나도 꿈나라로... 이렇게 또 주말이 가는구나...
<레디 플레이어 원>... 기대는 컸으나, 영화 자체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했다. 신나게 웃고 떠들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랐는데, 생각만 많아졌다.
토요일, 아침에 지율이가 잠에서 깨서 잠시 놀다 청소를 하고, 점심을 먹은 후, 낮잠을 재우러 나왔다. 차 안에서 지율이는 거의 40분 정도 잤다. 한 시간 이상 낮잠을 자는 편인데, 이날은 조금 빨리 깼다. 하지만 깊이, 잘 잔 모양인지 깨서도 울지 않고 바로 놀이터로 가서 놀았다.
미리 챙겨온 공룡 로봇(다이노코어)를 덤프트럭 가방에서 꺼내놓고 한참 놀았다. 무더운 날씨에 잠바도 벗고 가볍게... 오후 4시에 이발 예약이 있어서 집사람과 같이 미용실에 갔다. 미용실에서도 크게 보채지 않고 잘 놀았다.
미용실로 찾아온 이맹이랑 고등어 구이로 저녁을 먹고, 아내와 지율이는 집으로, 나와 이맹은 극장으로 갔다. 영화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일렉트로마트에서 한참을 놀았다. 카메라, 드론, 스마트폰, 노트북, 가전제품 등등을 둘러봤다.
시간이 되어 극장에 가서 예매한 표를 찾고, 팝콘과 콜라를 산 후 영화관람. CGV 스타리움관에서 보는데 의외로 관객이 없더라는...
일요일은... 전날 심야영화를 보고 새벽 2시에 들어와 잤다. 늦잠을 자고 싶었으나 9시 전에 지율이가 깨워서 또 같이 놀았다. 어영부영 오전을 보내고 점심을 먹인 다음 낮잠을 재웠다. 1시 20분 정도에 잠이 들었는데, 정확히 2시 20-30분 정도에 지율이가 일어났다.
아내, 지율이와 함께 한샘 몰에 가서 몇 가지를 구입...다시 이맹을 만나 달맞이에 있는 피자집으로 슝~ 피곤해 하는 이맹을 데려다주고 집으로 복귀, 목욕을 시킨 후 엄마더러 재우라고 한 다음에 나도 꿈나라로... 이렇게 또 주말이 가는구나...
2018/04/17
엄마와 아빠가 함께여야...
지난 주말(2018년 4월 14일-15일) 1박 2일 동안 지율이와 함께 창녕 처가를 다녀왔다. 토요일에는 비가 많이 내렸는데, 아내가 생일 답례 선물을 사러 간 동안 내가 지율이를 데리고 이비인후과에 갔다. 지난 일주일 넘게 지율이는 콧물과 가래 때문에 밤마다 고생을 해 온 터였다. 다행히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지 병원 가는 동안 우산쓰고, 장화신고 참방참방 뛰어다니기도 했다.
지율이가 다니는 이비인후과에는 -똑같은- 뽀로로 책이 두 권 있다. 병원 앞 복도에는 물고기 어항도 있어서 이것저것 들여다보기 좋다. 2층 병원에 들렀다 1층 약국으로 가는 경로는 매번 똑같다. 오늘은 우리보다 앞서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지율이보고 귀엽다고 사탕 두 알을 쥐어 주신다. 지율이는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내 뒤로 숨기만 했다.
진료를 받으니 지율이 상태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다 나은 건 아니란다. 다만 열이 없으니 해열제는 빼고 처방을 해 주겠단다.
다행히 아내가 차를 약국 앞까지 몰고 와서 바로 지율이를 태우고, 창녕으로 출발! 원래는 가까운 추어탕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갈랬는데, 지율이가 그냥 출발하자고 한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 걸로 하고, 새로 생긴 도시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슝!~
비가 와서 그런지, 새로 생긴 도로라 그런지 통행량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남해고속도로 진영휴게소에 도착할 때까지도 비는 계속 내렸다. 그동안 지율이는 차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꿈나라로... 휴게소에서 막 잠이 깨는 바람에 짜증을 좀 부리긴 했지만 돈까스랑 충무김밥이랑 왕만두국으로 무사히 끼니를 해결했다. 휴게소 내 편의점에서 맛있는 '앰버쥬스'랑 '까까' 등도 샀다.
창녕 처가에 도착하니 장모님은 집을 비운 상태. 장인어른만 TV를 보고 계셨다. 장인어른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지율이를 보더니 "많이 컸네"라는 첫 마디를 내뱉으셨다.
장모님은 마을 잔치 준비하느라, 장모님께서 이번에 첫 마을축제 추진위원장을 맡으셨다. 그러고 보니 마을 입구에 풍선도 달려있고,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던 것 같다.
지율이는 잽싸게 자기 방으로 달려가 장난감을 갖고 놀기 시작했고, 장모님께서 새로 산 의자도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클래식한 아기 의자인데 외형이 상당히 럭셔리해 보였다. 나도 이런 큰 의자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저녁에는 남지읍에 있는 생선구이집을 찾아갔다. 고등어를 비롯해 여러 생선 구이가 모둠으로 나오는 것이었는데, 지율이는 어마어마한 양의 밥 한그릇을 물고기 반찬과 함께 몽땅 비워냈다.
처가에 돌아와 지율이는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잠시 놀다가, 내품에서 잠이 들었다. 감기약을 먹어서인지 평소보다 쉽게 잠이 든 것 같다. 다만, 내가 팔베개를 해 주고 있었는데, 행여나 내가 뒤척이다가 깰까 싶어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는...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나중에는 뒹굴뒹굴하면서 엄마쪽으로 가더라는.
아침에 물건 가지러 들어오신 장모님 소리에 잠이 깼다. 처가에서 나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인데, 일어나보니 7시 30분 정도. 급하게 옷만 챙겨 입고 목욕탕 간다고 집을 나서기로 했다. 때마침 외출 준비를 하던 장모님과 함께. 축제 준비때문에 마을 회관으로 가시는 길이란다. 그 와중에 처가에 있던 두 마리 개 중에 한 마리, '복돌이'가 사슴농장으로 떠나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덩치가 큰 데 매일 묶여 있는 게 안쓰러워 그랬다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보낸 것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좀 자유스럽게,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기도 하다. 나중에 지율이에게 '복돌이 딴 데로 갔대'라고 이야기 해줬는데 지율이는 순간 표정이 진지해 지는가 싶더니 크게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나중에 장모님이 오셔서 지율이에게 "엄마,아빠는 (집에) 가라고 하고 지율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여기)있을까?"라고 물었다. 지율이는 "아니, 엄마랑 아빠랑도 같이 있어야 돼"라고 대답했는데... 어째 분위기가 심상찮다. 가까이 가서 보니 지율이가 뒤돌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막 우는 게 아니라 눈물 한 방울이 뚝 하고 떨어진 것처럼. 내심 그 이야기가 섭섭했나 보다.
지율이가 다니는 이비인후과에는 -똑같은- 뽀로로 책이 두 권 있다. 병원 앞 복도에는 물고기 어항도 있어서 이것저것 들여다보기 좋다. 2층 병원에 들렀다 1층 약국으로 가는 경로는 매번 똑같다. 오늘은 우리보다 앞서 할아버지 한 분이 계셨는데, 지율이보고 귀엽다고 사탕 두 알을 쥐어 주신다. 지율이는 부끄러워서 말도 못하고 내 뒤로 숨기만 했다.
진료를 받으니 지율이 상태가 나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다 나은 건 아니란다. 다만 열이 없으니 해열제는 빼고 처방을 해 주겠단다.
다행히 아내가 차를 약국 앞까지 몰고 와서 바로 지율이를 태우고, 창녕으로 출발! 원래는 가까운 추어탕 집에서 점심을 먹고 갈랬는데, 지율이가 그냥 출발하자고 한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점심을 먹는 걸로 하고, 새로 생긴 도시외곽순환도로를 타고 슝!~
비가 와서 그런지, 새로 생긴 도로라 그런지 통행량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남해고속도로 진영휴게소에 도착할 때까지도 비는 계속 내렸다. 그동안 지율이는 차 지붕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면 꿈나라로... 휴게소에서 막 잠이 깨는 바람에 짜증을 좀 부리긴 했지만 돈까스랑 충무김밥이랑 왕만두국으로 무사히 끼니를 해결했다. 휴게소 내 편의점에서 맛있는 '앰버쥬스'랑 '까까' 등도 샀다.
창녕 처가에 도착하니 장모님은 집을 비운 상태. 장인어른만 TV를 보고 계셨다. 장인어른은 문을 열고 들어서는 지율이를 보더니 "많이 컸네"라는 첫 마디를 내뱉으셨다.
장모님은 마을 잔치 준비하느라, 장모님께서 이번에 첫 마을축제 추진위원장을 맡으셨다. 그러고 보니 마을 입구에 풍선도 달려있고, 축제 준비가 한창이었던 것 같다.
지율이는 잽싸게 자기 방으로 달려가 장난감을 갖고 놀기 시작했고, 장모님께서 새로 산 의자도 맘에 들어 하는 것 같았다. 클래식한 아기 의자인데 외형이 상당히 럭셔리해 보였다. 나도 이런 큰 의자 있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저녁에는 남지읍에 있는 생선구이집을 찾아갔다. 고등어를 비롯해 여러 생선 구이가 모둠으로 나오는 것이었는데, 지율이는 어마어마한 양의 밥 한그릇을 물고기 반찬과 함께 몽땅 비워냈다.
처가에 돌아와 지율이는 씻고, 잠옷으로 갈아입고 잠시 놀다가, 내품에서 잠이 들었다. 감기약을 먹어서인지 평소보다 쉽게 잠이 든 것 같다. 다만, 내가 팔베개를 해 주고 있었는데, 행여나 내가 뒤척이다가 깰까 싶어 엄청 긴장하고 있었다는... 다행히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나중에는 뒹굴뒹굴하면서 엄마쪽으로 가더라는.
아침에 물건 가지러 들어오신 장모님 소리에 잠이 깼다. 처가에서 나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편인데, 일어나보니 7시 30분 정도. 급하게 옷만 챙겨 입고 목욕탕 간다고 집을 나서기로 했다. 때마침 외출 준비를 하던 장모님과 함께. 축제 준비때문에 마을 회관으로 가시는 길이란다. 그 와중에 처가에 있던 두 마리 개 중에 한 마리, '복돌이'가 사슴농장으로 떠나버렸다는 소식을 들었다.
덩치가 큰 데 매일 묶여 있는 게 안쓰러워 그랬다는데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보낸 것에 마음이 편치 않았는데, 한편으로는 그렇게라도 좀 자유스럽게, 다른 환경에서 지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싶기도 하다. 나중에 지율이에게 '복돌이 딴 데로 갔대'라고 이야기 해줬는데 지율이는 순간 표정이 진지해 지는가 싶더니 크게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나중에 장모님이 오셔서 지율이에게 "엄마,아빠는 (집에) 가라고 하고 지율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랑 (여기)있을까?"라고 물었다. 지율이는 "아니, 엄마랑 아빠랑도 같이 있어야 돼"라고 대답했는데... 어째 분위기가 심상찮다. 가까이 가서 보니 지율이가 뒤돌아서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막 우는 게 아니라 눈물 한 방울이 뚝 하고 떨어진 것처럼. 내심 그 이야기가 섭섭했나 보다.
2018/03/25
communicate는 'to'가 아니라' with'
오늘 35개월 아들이랑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갔다. 거기엔 이미 혼자서 놀고 있는 (적어도 내 아들보단)형아가 있었다. 나랑 아들이 놀이터에 들어서자마자 가까이 다가와서 친근함(?)을 표시했다. 그래서 내가 "형아는 몇살이야?" "형아는 이름이 뭐야?"라고 물었는데, 어랏 이 애는 내 말을 이해한 건 지 못한 건 지 딴소리를 한다. 분명히 그 아이의 눈을 보고 물었는데, 그 나이대의 아이라면 이해하지 못했을 리가 없는데, 그야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쏟아낸다. 그것도 똑같은 말을 여러 번... 내가 분명히 -내 아들에게 하는 것처럼- "어, 그랬어"하고 반응을 해 줬음에도 똑같은 말을 반복해서 하는 건 아무래도 좀 이상해 보였다.
내 아들이 놀이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노는데 졸졸 뒤따라 다니며 '참견'을 한다. 예를 들면, 단지 내 놀이터를 나와 내 아들은 '용(dragon) 놀이터'라고 부른다. 거기 미끄럼틀이 '용' 모양이어서 그렇다. 내 아들이 거기 용 모양을 보고 '용'이라고 하면, 내가 '어, 그렇네. 용이 입을 아~ 벌리고 있네' 뭐 이런 식으로 대꾸를 해 주는 편이다. 근데 옆에서 이 아이가 "용이 아닌데, 용이 아닌데"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대꾸해 주기 싫었지만 "어? 용이 아니야?"라고 반응해 준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반응은 없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계속할 뿐이다.
내 아이는 35개월, 누가 몇살이야라고 물으면 '네 살'이라고 답한다. 근데 예닐곱살 정도 되는 아이랑은 확연히 노는 게 차이가 난다. 근데 이 예닐곱살 먹은 아이가 졸졸 따라다니면서 말을 걸거나 하면 노는 수준에 차이가 생겨서 내 아이가 제대로 놀지 못한다. 예닐곱살 아이가 네 살 수준에 맞춰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제발, '너 저리 좀 가줬으면 좋겠는데...'싶었다.
처음엔 아이 혼자 놀이터에 나와 노는 줄 알았다. 둘러보니 놀이터 한쪽 구석에서 잠자코 책을 읽는 사람이 아빠인 듯 하다. 이 아이가 큰 소리로 뭐라뭐라 하면 한번씩 흘끔 쳐다본다. 그러고는 이내 읽던 책을 계속 읽는다. 내가 그 사람한테 가서 '당신이 보호자야? 그럼 이 애 좀 따로 놀라고 해 주쇼'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물론 차마 그러진 못했다. 혹시나 상처 받을까봐...
하여간 내 아들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하진 않지만 옆에서 계속 앵앵 거리는 것 같아 놀이터에서 노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아들 자랑 같지만 내 아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새로운 놀거리를 찾는 편이다. 미끄럼틀부터 시소 등등 놀이기구를 하나씩 다 타 본 다음에는, 나뭇가지를 모으기도 하고, 나랑 '카페 놀이'를 하기도 하고, 돌멩이나 개미를 찾아 살펴보기도 하고 뭐 나름 '놀이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해 볼 수 있는 건 뭐든 다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번 그 아이가 끼어드는 것이다. 같이 노는 게 아니라 그냥 옆에 와서 쫑알쫑알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교감이나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다.
나중에 다른 아이들도 놀이터에 왔는데, 또 거기가서 소리높여 뭐라뭐라 이야기를 한다. 그제서야 책을 읽던 아빠인 듯한 작자가 일어나 아이에게 '소리치지 마!'라고 주의를 준다. 그 때 불현듯 깨달았다. 저건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저 아빠란 인간의 문제구나... 아빠와 아들이 서로 대화라는 게 없고 일방적인 지시(?)같은 것만 이뤄지는 것이었다.
저런 인간이 아빠랍시고... 에휴...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이든 간에, 그게 당장 당신의 지식을 채워줄 지는 몰라도 아빠로서의 당신의 인생, 그리고 아이의 인생은 점점 피폐해 지고 있음을 나는 봤다. 제발 어디 가서 주말에 아이랑 놀이터에 가서 놀아줬어요...라고 이야기하진 말길...
내 아들이 놀이터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며 노는데 졸졸 뒤따라 다니며 '참견'을 한다. 예를 들면, 단지 내 놀이터를 나와 내 아들은 '용(dragon) 놀이터'라고 부른다. 거기 미끄럼틀이 '용' 모양이어서 그렇다. 내 아들이 거기 용 모양을 보고 '용'이라고 하면, 내가 '어, 그렇네. 용이 입을 아~ 벌리고 있네' 뭐 이런 식으로 대꾸를 해 주는 편이다. 근데 옆에서 이 아이가 "용이 아닌데, 용이 아닌데" 이렇게 이야기를 한다. 대꾸해 주기 싫었지만 "어? 용이 아니야?"라고 반응해 준다. 하지만 거기에 대한 반응은 없다. 그냥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계속할 뿐이다.
내 아이는 35개월, 누가 몇살이야라고 물으면 '네 살'이라고 답한다. 근데 예닐곱살 정도 되는 아이랑은 확연히 노는 게 차이가 난다. 근데 이 예닐곱살 먹은 아이가 졸졸 따라다니면서 말을 걸거나 하면 노는 수준에 차이가 생겨서 내 아이가 제대로 놀지 못한다. 예닐곱살 아이가 네 살 수준에 맞춰 놀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속으로는 제발, '너 저리 좀 가줬으면 좋겠는데...'싶었다.
처음엔 아이 혼자 놀이터에 나와 노는 줄 알았다. 둘러보니 놀이터 한쪽 구석에서 잠자코 책을 읽는 사람이 아빠인 듯 하다. 이 아이가 큰 소리로 뭐라뭐라 하면 한번씩 흘끔 쳐다본다. 그러고는 이내 읽던 책을 계속 읽는다. 내가 그 사람한테 가서 '당신이 보호자야? 그럼 이 애 좀 따로 놀라고 해 주쇼'라고 말해 주고 싶었다. 물론 차마 그러진 못했다. 혹시나 상처 받을까봐...
하여간 내 아들을 함부로 건드리거나 하진 않지만 옆에서 계속 앵앵 거리는 것 같아 놀이터에서 노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아들 자랑 같지만 내 아들은 스스로 끊임없이 새로운 놀거리를 찾는 편이다. 미끄럼틀부터 시소 등등 놀이기구를 하나씩 다 타 본 다음에는, 나뭇가지를 모으기도 하고, 나랑 '카페 놀이'를 하기도 하고, 돌멩이나 개미를 찾아 살펴보기도 하고 뭐 나름 '놀이터'라는 한정된 공간 안에서 해 볼 수 있는 건 뭐든 다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번 그 아이가 끼어드는 것이다. 같이 노는 게 아니라 그냥 옆에 와서 쫑알쫑알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는데, 전혀 교감이나 소통이 일어나지 않는다.
나중에 다른 아이들도 놀이터에 왔는데, 또 거기가서 소리높여 뭐라뭐라 이야기를 한다. 그제서야 책을 읽던 아빠인 듯한 작자가 일어나 아이에게 '소리치지 마!'라고 주의를 준다. 그 때 불현듯 깨달았다. 저건 아이의 문제가 아니라 저 아빠란 인간의 문제구나... 아빠와 아들이 서로 대화라는 게 없고 일방적인 지시(?)같은 것만 이뤄지는 것이었다.
저런 인간이 아빠랍시고... 에휴...
지금 당신이 읽고 있는 책이 무엇이든 간에, 그게 당장 당신의 지식을 채워줄 지는 몰라도 아빠로서의 당신의 인생, 그리고 아이의 인생은 점점 피폐해 지고 있음을 나는 봤다. 제발 어디 가서 주말에 아이랑 놀이터에 가서 놀아줬어요...라고 이야기하진 말길...
2018/02/22
삐딱한 나
세상에 대한 분노...
삐딱함...
자기 부정- 타인 긍정
왜 나는, 나를 못났다고 하고, 남들은 잘났다고 생각할까?
나의 삐딱함을, 언제든 바로 잡아 준 것은 엄마가 아니었을까?
엄마의 부재... 더 이상 엄마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나의 삐딱함을 붙잡아 줄 사람이 없다.
절망, 체념... 더 이상 분노를 쌓고, 엉뚱한 곳에서 터뜨리고, ... 무한반복과 악순환
- 성장과정
시장에서 컸다. 가게 구석, 엄마 옆에 늘 앉아 있었다. 오가는 손님들을 쳐다보고, 말 한마디 못 건네면서도 그렇게 있었다. 영악했더라면 물건이라도 팔았을 것을... 그런 것도 못해 마냥 앉아서 주변 것들을 만져보고, 밥 사주면 밥 먹고, 그러다가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어찌나 심심해 보였던 지 엄마가 100원을 쥐어 주면서 오락실 가서 오락이라도 하고 오라고... 당시 오락 한 판에 50원, 두 번 밖에 못하니까 나름 진지하게 무슨 오락을 할 지 고민했다. 왜냐면 100원으로 가능한 오래해야 하니까. 그래서 항상 했던 게 갤러그, 방구차 정도였다.
삐딱함...
자기 부정- 타인 긍정
왜 나는, 나를 못났다고 하고, 남들은 잘났다고 생각할까?
나의 삐딱함을, 언제든 바로 잡아 준 것은 엄마가 아니었을까?
엄마의 부재... 더 이상 엄마가 없다.
그래서 나는 이제 더 이상 나의 삐딱함을 붙잡아 줄 사람이 없다.
절망, 체념... 더 이상 분노를 쌓고, 엉뚱한 곳에서 터뜨리고, ... 무한반복과 악순환
- 성장과정
시장에서 컸다. 가게 구석, 엄마 옆에 늘 앉아 있었다. 오가는 손님들을 쳐다보고, 말 한마디 못 건네면서도 그렇게 있었다. 영악했더라면 물건이라도 팔았을 것을... 그런 것도 못해 마냥 앉아서 주변 것들을 만져보고, 밥 사주면 밥 먹고, 그러다가 엄마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어찌나 심심해 보였던 지 엄마가 100원을 쥐어 주면서 오락실 가서 오락이라도 하고 오라고... 당시 오락 한 판에 50원, 두 번 밖에 못하니까 나름 진지하게 무슨 오락을 할 지 고민했다. 왜냐면 100원으로 가능한 오래해야 하니까. 그래서 항상 했던 게 갤러그, 방구차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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